인물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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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홍 교수 연구팀, 당뇨환자 건강지키는 전자양말 개발
이기홍 교수 연구팀, 당뇨환자 건강지키는 전자양말 개발 <사진설명 : 이기홍 교수(순환기내과)>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이기홍 교수 연구팀이 걸음걸이를 감지해 당뇨병 환자의 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전자 양말을 개발했다. 이기홍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산하 유럽심장리듬학회(EHRA)의 연례 학술대회 ‘EHRA 2024’에서 심전도(BCG) 센서를 부착한 전자 양말이 걸음걸이를 인식해 당뇨병 환자의 발 궤양과 절단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기홍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걸음걸이의 변화로 족부 궤양 및 괴사를 일으켜 감염 및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자 양말로 보행 문제를 일찍 파악하면, 환자가 건강한 보행 스타일을 배워 심각한 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 질환, 뇌졸중, 심방세동 및 말초동맥 질환, 심부전 위험이 2~4배 높다. 특히 환자의 발에서 고혈당이 신경과 혈관을 손상시켜 발 저림, 따끔거림, 통증, 감각 상실 등을 유발한다. 문제는 당뇨병 환자의 발에서 이런 증상을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뇨병 환자의 발은 상처와 궤양이 발생해 감염되기 쉽다. 감염과 혈류 장애가 함께 발생하면 치유가 어렵고 발 조직 괴사와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기홍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발 뒤꿈치보다 중족골 부위에 압력을 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보행 방식이 궤양을 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발에 가해지는 압력과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도록 양말에 심탄도(BCG) 센서를 장착했다. 심탄도는 심장이 혈액을 배출할 때의 반동을 측정한 것으로 발에서 심박수, 압력을 측정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 20명과 당뇨병이 없는 대조군 20명에게 BCG 양말을 착용하도록 하고 40초 동안 서 있거나 40초 동안 걷게 해봤다. 실험 결과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이 없는 참가자에 비해 발 중족골에 더 큰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 간의 비교에서는 발목 부근 혈관 손상이 있는 환자가 혈관 손상이 없는 환자보다 중족골에 더 큰 압력을 가하고 뒤꿈치에 압력을 덜 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BCG로 측정한 심박수를 심박수 측정 표준 도구인 심전도(ECG)와도 비교했다. 실험 참가자들의 손목에 부착된 작은 패치와 가슴에 부착된 단일 전극으로 측정한 ECG를 동시에 평가한 결과 ECG와 BCG의 심박수 측정값은 상관 계수가 0.99로 거의 같았다. 이 교수는 “양말의 압력 측정으로 당뇨병 환자를 식별할 수 있었고 혈액 순환이 좋지 않은 환자도 정확히 찾아냈다”며 “전자 양말이 당뇨병 환자를 비침습적으로 쉽게 찾아내고 보행 훈련을 통해 발 합병증을 예방할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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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전남대병원 정성훈 교수, 대한혈액학회 중견연구자상 수상
화순전남대병원 정성훈 교수, 대한혈액학회 중견연구자상 수상 <정성훈 혈액내과 교수> 화순전남대학교병원(병원장 민정준) 혈액내과 정성훈 교수가 지난 3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2024 대한혈액학회 국제학술대회(ICKSH 2024)’에서 중견연구자상을 수상했다. 중견연구자상(The Korean Society of Hematology Leading Researcher Award)은 만 45세 이상 연구자가 최근 2년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한, 대표적인 논문 1편을 평가해 매년 대한혈액학회 학술대회에서 시상한다. 정 교수는 일차성 형질세포백혈병의 개정된 진단 기준을 검증하는 다기관 연구를 시행해 이 결과를 세계 최고 권위의 혈액암 학술지인 ‘Blood Cancer Journal’에 발표했다. 정 교수는 “예기치 못하게 과분한 상을 수상해 영광스럽고 향후 다발골수종에 대한 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 치료와 연구에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정성훈 교수는 지난 2023년에는 대한혈액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볼테조밉, 멜팔란, 프레드니손으로 치료받은 새로 진단된 고령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레보플록사신 예방요법의 실제적 근거(Real-World evidence of levofloxacin prophylaxis in elderly patients with newly diagnosed multiple myeloma who received bortezomib, melphalan, and prednisone regimen)’ 연구를 통해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한편 1958년 창립된 대한혈액학회는 내과,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과, 임상병리과 등 임상과와 병리학, 생리학 등 기초학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의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다. 매년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혈액학 분야에서의 최신 연구 결과와 기술 동향을 소개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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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 연구진, 한국중재의료기기학회서 우수상 수상
전남대병원 연구진, 한국중재의료기기학회서 우수상 수상 박대성 연구교수·나미향 연구원 춘계학술대회서 <사진설명 : 박대성 연구교수> <사진설명 : 나미향 연구원> 전남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박대성 연구교수와 나미향 연구원이 지난 달 22일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에서 열린 한국중재의료기기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각각 우수상을 받았다. 연구진의 이번 우수상 수상은 한국심혈관스텐트연구소(소장 홍영준 교수)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해 얻은 결과다. 이날 박대성 연구교수는 ‘돼지 관상동맥에서 관상동맥 생체흡수성 혈관 지지체 및 약물 용출 생체흡수성 혈관 지지체의 평가(Evaluation of Coronary Bioresorbable Vascular Scaffolds and Drug-Eluting Bioresorbable Vascular Scaffolds in Porcine Coronary Arteries·교신저자 광주보훈병원 정명호 교수)’라는 주제의 연구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박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110㎛의 두께로 감소된 약물 용출 생체흡수성 혈관 지지체는 1개월 동안 스텐트 내 재협착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었지만, 생체흡수성 혈관 지지체의 완전 분해되는 동안의 장기간 전임상 평가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특히 박 연구교수는 현재 임상에서 적용된 생체 흡수성 약물 용출 혈관 지지체의 두께는 150㎛의 두께로 기존 금속계 약물 용출 스텐트와 비교하여 두께가 두꺼운 단점이 있었지만, 이번에 개발된 지지체의 두께는 약 110㎛의 두께로 감소, 재협착과 혈전증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나미향 연구원은 ‘PVA 및 PCL 나노섬유를 이용한 피막형 스텐트 제작 및 비교 평가(Fabrication and Comparative Evaluation of Covered Stents using PVA and PCL Nanofibers·교신저자 광주보훈병원 정명호 교수)’라는 연구로 우수상을 받았다. 현재 관상동맥용 피막형 스텐트는 혈관의 천공, 관상동정맥루, 관상동맥류 등 다양한 병변에서 사용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해외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나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PVA 피막형 스텐트를 제작, 스텐트와 피막의 결합력이 우수해 스텐트와 이탈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스텐트 혈전증을 줄여줄 수 있는 효과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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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 위해 남은 인생 바치겠다”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 위해 남은 인생 바치겠다” ■ 정년퇴임 앞둔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 하루에 외래환자 250여명…지금까지 37년간 1만2000여명 진료 스텐트 개발 위해 현재까지 3718마리 돼지 실험해 ‘돼지아빠’ 별명 퇴직 후 광주보훈병원에서 연구와 진료 이어가 정년퇴임(2월 29일)이 며칠 남지 않은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는 여전히 새벽 5시 30분에 출근한다. 6시 30분에 병동과 중환자실, 응급실을 돌며 회진 한 후 7시 30분부터 외래진료나 시술 등을 시작한다. 토요일에는 스텐트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을 한다. 일요일에는 평일보다 1시간 늦게 나와 연구를 지속한다. 이 일상은 전남대병원에 임용된 지난 1987년 이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37년 째 진행 중이다. 정 교수의 전남대병원 교수직은 오는 29일이 마지막이지만 37년간 이어져온 일상은 광주보훈병원에서 지속된다. 퇴임 다음 날인 3월 4일부터 곧바로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에서 진료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퇴임하면 연봉의 10배를 준다며 오라는 병원이 많았지만 전남대병원보다 월급이 적은 보훈병원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국립병원 등에서 꾸준한 연구와 진료를 통해 한국인심근경색증등록연구 및 스텐트 개발 등을 평생 지속하고 싶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증과 관상동맥 분야를 진료하는 정 교수는 하루에 외래환자 250여명을 보는 등 지금까지 진료한 외래환자가 1만2000여명에 달한다. 시술은 매년 3000~4000여건 진행한다.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정 교수만큼 진료 및 시술을 많이 하는 교수는 드물다. 하지만 정 교수가 진료를 시작했던 1987년에는 심근경색증 환자가 거의 없었다. 심장판막 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진료 또한 주로 혼자 볼 수밖에 없었다. 정 교수는 “한국인이 갈수록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비만, 당뇨병, 고혈압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심근경색증이 증가할 거란 확신이 있었다”며 “결국 환자수도 폭증했으며 시술 건수 또한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심근경색 환자는 지난 2016년 9만5249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엔 12만2231명으로 늘어났다. 정 교수의 시술 건수 또한 1993년 수백건에 불과하던 수치가 2006년엔 4000여건에 달했다. 30여년간 한국인의 심근경색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은 심근경색의 4대 위험인자다. 정 교수는 특히 담배를 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장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등의 이유로 피가 심장에 잘 공급되지 않으면 심장근육에 경색이 온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넣어 확장시키고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좁아지지 않게 한다. 정 교수가 주로 하는 심근경색증 시술인 관상동맥중재술은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을 스텐트를 넣어 확장시키며, 이후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혈관이 좁아지지 않게 한다. 정 교수는 “스텐트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개발한 이후에는 혈전이 안 생기고 심근경색이 재발하지 않는 스텐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 미국 특허까지 등록했다”며 “의사가 스텐트를 만들게 되면 업체들이 개발한 것보다 더 우수한 스텐트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받은 스텐트 관련 특허는 총 84개. 이 중 실용화한 제품은 ‘타이거 스텐트’와 ‘타이거 레볼루션 스텐트’ 두 가지다. ‘타이거 스텐트’는 스텐트 국산화 노력의 산물로 지금까지 126례를 시술했고, ‘타이거 레볼루션 스텐트’는 혈전이 안생기는 등 부작용을 줄인 신개념 스텐트로 20명에 대한 임상 사용 실험이 끝나 추후 절차를 통해 식약처 사용 승인을 얻어내면 환자 치료에 도입할 수 있다. 정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증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논문(425편)을 발표했고, 지난 2006년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됐다. 지역의 의과대학 교수가 과학기술한림원 회원이 된 건 정 교수가 최초다. 정 교수는 스텐트 개발을 위해 인간의 심장과 가장 비슷한 돼지로 동물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 1996년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수에서 복귀한 후 국내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용해 지금까지 3718마리의 동물 심도자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정 교수는 지난 2005년부터 한국인 심근경색증등록연구(KAMIR)를 시작해 현재까지 8만3000여명의 환자를 등록했고, 논문 422편(SCI 387편)을 미국의학협회지(JAMA), 영국 의학전문지(Lancet), 영국의학저널(BMJ) 등에 발표하는 등 심근경색증 분야 연구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업적을 이뤄내고 있다. 논문 또한 1920편과 96권의 저서를 발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업적을 남기고 있다. 정 교수는 “인생 목표가 국립심혈관센터 설립과 노벨과학상을 배출하는 것이었는데 그래도 하나의 목표는 이뤄냈다”며 “앞으로 남은 인생도 꾸준한 연구와 진료활동 및 특허개발로 우리나라 첫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