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희망 수기
[암 희망 수기 9회] 어느 이름도 모를 이름 속에 든 비밀 같은
2024-01-23 14:18
글쓴이 : 황*애
- 어느 이름도 모를 이름 속에 든 비밀 같은 -
맨바닥과 간이침대에서 보면
침상은 언제나 말이 없다
밤 씻는 소리 엄마라고 부른 소리처럼 들려
불면의 밤,
해맑은 얼굴 긴 생머리도 무색하게 만든다
이제 간병 일이 끝나 좀 쉬고 싶은데
느닷없이 날 부르는 소리
올벼쌀을 입에 오물오물거리다가
뱉어내면 내 마음은 잔뜩 안개가 낀 것일까?
얼마나 당황스럽게 빼든 카드였나
밤 가시 하나 발에 박혀도 아픈데
소리 소문도 없이 저 암은 내 몸속 파고들어
암만 살을 주무르고 문질러도
꾹 눌러줘도 숨어버려
저도 안에서 꽃피우겠다고 살얼음을 피울까?
그가 밤알처럼 영글지 못하게 나는
바람 치는 날이 많았다
무성한 밤나무는 밤새 뒤척이는 날이 많았다
밤톨 같은 눈물 떨어진다는 소리,
육십이 넘어 듣는다
생밤 씹는 소리 아버지처럼 들려
“어서 일어나라 자식아”
수천 번의 밤.
맨바닥과 간이침대에서 보면
침상은 언제나 말이 없다
밤 씻는 소리 엄마라고 부른 소리처럼 들려
불면의 밤,
해맑은 얼굴 긴 생머리도 무색하게 만든다
이제 간병 일이 끝나 좀 쉬고 싶은데
느닷없이 날 부르는 소리
올벼쌀을 입에 오물오물거리다가
뱉어내면 내 마음은 잔뜩 안개가 낀 것일까?
얼마나 당황스럽게 빼든 카드였나
밤 가시 하나 발에 박혀도 아픈데
소리 소문도 없이 저 암은 내 몸속 파고들어
암만 살을 주무르고 문질러도
꾹 눌러줘도 숨어버려
저도 안에서 꽃피우겠다고 살얼음을 피울까?
그가 밤알처럼 영글지 못하게 나는
바람 치는 날이 많았다
무성한 밤나무는 밤새 뒤척이는 날이 많았다
밤톨 같은 눈물 떨어진다는 소리,
육십이 넘어 듣는다
생밤 씹는 소리 아버지처럼 들려
“어서 일어나라 자식아”
수천 번의 밤.